아빠 생각

  • 원제: DERRIÈRE LE MUR
  • 지은이: 엘자 발랑탱 지음, 이자벨 카리에 그림
  • 옮긴이: 김주열 옮김

책 속 어린 주인공은 혼란에 빠져 있다. 아빠가 학교에 더 이상 데리러 오지 않고 라자냐도 만들어주지 않고 잠들기 전에 쓰다듬어주지도 않게 되자 아이는 하루, 일주일, 한달… 날짜만 세고 있다.

이 책에는 아빠의 부재가 일상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아빠가 곁에 있을 때의 모습, 아빠와 아이가 마음을 나누던 모습, 그리고 아이가 혼자 남게 된 모습……. 엄마의 슬픔과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도 보인다. 독자는 마지막에 가서야 아빠가 감옥에 가 있고 허용된 면회 시간에만 가족이 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글을 쓴 엘자 발랑탱이 그 사실을 마지막에 가서야 알려준 이유는 이 책의 주제인 ‘아빠의 부재로 인한 가족, 특히 아이의 고통’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 책의 주제는 감옥이 아니다(그래서 아빠가 왜 감옥에 갔는지, 언제 출소하는지는 알 수 없다).

주제는 마지막 문장에 함축되어 있다. “엄청 속상해 할 일은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내겐 그런걸요.” 저자는 이 문장을 통해 시간의 상대성(아이에게 아빠의 부재는 더 길게 느껴지므로)과 ‘벌’(처벌과 고통)의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표현하고 있다.

 

어린이 문학에서는 금기시 했던 ‘감옥에 간 아빠의 부재로 인한 아이의 고통’을 천진무구한 글과 담백한 그림으로 따뜻하게 담아냈다.

언제나 나와 동생을 돌보던 아빠가 어느 날 아침 사라져서 아이는 말로 표현 못할 감정을 느낀다. 엄마는 슬퍼 보이고, 아이는 영문도 모르고 있습니다. 독자 역시 마지막에 가서야 이유를 알게 된다. 아빠는 감옥에 있고, 면회를 가야만 가족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은 어린이 문학에서 다룬 적이 거의 없고, 적어도 어린 아이에게는 매우 어려운 ‘감옥에 간 아빠’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아빠가 감옥에 갔다는 사실은 아이에게도, 주변에도 잘 말 하지 않는다. 아이는 똑같이 외롭고 힘든데도 말이다. 엘자 발랑탱은 아이에게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아빠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가장 중요한 점을 배려와 따뜻함이 넘치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2010년 <아나톨의 냄비>로 소르시에르상을 수상한 이자벨 카리에의 일러스트 역시 아빠와 아들간에 벌어지는 감동적인 일화에 미소 짓던 독자들을 외롭고 쓸쓸한 다음 장면에 울컥하게 만들 것이다. 똑같이 어려운 상황을 겪는 사람들, 그리고 더 잘못한 것도 없이 고통 받아야하는 이런 가족에게 심판 대신 연민을 느낄 수 있을 사람들이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동화작가로 트루아 도서전에서 어린이책 우수상을 수상한 엘자 발랑탱과 이자벨 카리에. 두 작가는 평범하지 않은 주제를 매우 훌륭하게 다루는 어려운 도전에 성공했다.

 

아빠가 식사를 만들어 주지 않은 지 한참 됐고, 학교에 데리러 오지 않은 지 몇 주째고, 나를 혼내지 않은지도 오래 됐고, 엄마 혼자 집안을 꾸리느라 피곤해 보입니다. 다음에 둘이서만 바닷가에 가서 신나게 놀자고 했었는데……. 아이는 아빠를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을 드리러 아빠를 만나러 가면 아빠는 “녀석, 많이 컸네!”라며 토닥여 주기만 할뿐입니다. 아빠에게 차마 말은 못하지만 아빠는 폭삭 늙어버리셨어요.

 

엘자 발랑탱 글

1976년 프랑스 그르노블 근교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알프스 기예스트르에 살며, 그림책에 글을 쓰는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부와 세 마리 곰>(2008)으로 트루아 도서전에서 어린이 책 상을 수상했다.

이자벨 카리에 그림

스트라스부르 장식미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배운 이자벨 카리에는 어른을 위한 책에 그림을 그리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어린이를 위한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많은 작품을 하지 않고 자신의 감성에 잘 맞는 작품만 신중하게 골라 작업하면서 깊이 있는 작품을 낳고 있습니다. <아나톨의 작은 냄비>는 그림뿐만 아니라 글도 직접 써서 프랑스 소르시에르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작품으로는 <반대편에>, <기분이 나쁠 때>, <쉬종 할머니의 소나기>, <마리가 떠났어요>, <니농의 산책> 등이 있습니다.

김주열 옮김

이화여자 대학교와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의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남자 친구 이야기>, <내 여자 친구 이야기>, <열네살의 인턴십>, <할머니의 비밀>, <다시 지상 세계로>, <제레미, 오늘도 무사히>, <다른 쪽에서>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함께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고, 한국독서치료학회, 복지관, 도서관 등에서 독서치료에 관한 강의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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