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향한 인간의 겸손을 보여 주다
칸달라마 호텔은 세계적인 건축가 제프리 바와의 대표작이에요. 스리랑카에 있는 이 호텔은 여느 호텔과는 달리 관광지가 아니라 외딴 숲속에 지어졌어요. 자연을 해치거나 마음대로 바꾸지 않고 그저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했지요. 코끼리 무리가 호텔 앞 강가를 지나가고, 원숭이와 새들이 정원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그런 곳이에요. 1층 로비에 마련한 철제 의자에 작은 새가 둥지를 트는 게 일상인 이곳에 언젠가 한번쯤은 머물고 싶지 않나요?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공존하려는 인간의 노력
제프리 바와는 열대 모더니즘을 선도한 건축가예요. 그는 스리랑카 전통 양식과 서구의 양식을 골고루 갖추면서도 열대 우림의 자연과 아주 잘 어우러지는 건축물을 지었어요. 바와의 건축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대표적인 건축물은 바로 스리랑카에 있는 칸달라마 호텔이에요. 원래 건축주는 바와에게 스리랑카의 유명한 유적지 근처에 호텔을 지어 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바와는 건축주를 설득해서 유적지 옆이 아닌 외딴 숲속의 바위 언덕에 호텔을 지었어요. 그곳에 호텔을 지으면 유적지를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호수와 푸르른 숲을 감상할 수 있었거든요. 바와는 유적지만이 아니라 숲도 보존하며 호텔을 짓고자 했어요. 이를 위해 바위를 부수지 않고 바위가 건물 벽을 뚫고 나오도록 호텔을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넝쿨이 건물의 외벽을 완전히 뒤덮도록 무려 4년이나 기다려 호텔을 완공했어요. 바와는 단순히 자연을 보존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자연과의 경계를 허무는 호텔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래서 호텔 곳곳에 큼지막하게 유리 없는 창들을 냈답니다. 덕분에 호텔 실내에 있어도 햇살과 바람과 녹음을 마치 숲속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어요.
‘자연의, 자연에 의한, 자연을 위한’ 호텔에서 보내온 편지
이 책은 바로 칸달라마 호텔에서 보내온 초대장이에요. 장편 소설 『창밖의 아이들』로 제5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선주 작가가 글을 쓰고, 순수 화가인 조은정 작가가 맑은 수채화풍으로 그림을 그렸어요. 어째서인지 입을 뾰로통 내밀고 있는 소년부터 서로 말다툼을 한 듯한 젊은 남녀, 젊음을 추억하느라 사색에 잠긴 노부부, 왁자지껄 뛰어노는 어린 남매 때문에 정신없는 가족까지. 이 책에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칸달라마 호텔에 찾아온 손님들의 잔잔하고 때로는 코끝 찡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들과 우리의 삶이 다르지 않고 같기에 아이도 어른도 다 함께 이 책을 맛보고 즐길 수 있지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과 감각적인 호텔 내부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와 건축 다큐멘터리를 동시 시청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자연의 싱그러움과 호텔 건물의 모던함이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 때문이지요. 칸달라마 호텔의 아름다운 모습을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도록 본문 이미지를 모바일용 월페이퍼로 제작해 뒷면지에 QR코드로 실었으니 책의 마지막 장을 펼쳐 보는 걸 잊지 마세요. PC용 월페이퍼는 씨드북 홈페이지(www.seedbook.co.kr)에 들어가면 상단 메뉴(씨드북-이벤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어요.
스리랑카에는 자연과 생명이 공존하는 칸달라마 호텔이 있어요. 다른 곳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머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쓰담고 자연이 건네는 푸르른 쉼을 누리는 곳이지요. 이곳의 또 다른 이름은 ‘바위를 껴안은 호텔’이에요.
글쓴이 이선주
장편 소설 『창밖의 아이들』로 제5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청소년 소설 『맹탐정 고민 상담소』,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와 동화 『그냥 베티』, 그림책 『외치고 뛰고 그리고 써라!』와 <태동아 밥 먹자> 시리즈를 썼습니다.
그린이 조은정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다수의 전시회와 해외 레지던시를 거친 순수 화가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변신 공룡 시리즈>, <씨드북 똑똑박사> 시리즈, 『헌법을 꿀꺽 삼킨 사회』, 『새집의 첫 번째 거미』, 『해는 희고 불은 붉단다』가 있습니다. www.brushf.com에서 더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