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에서 보내요

  • 지은이: 김흥식 지음

이런 곳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냐고요?

그게 내가 이 편지를 보내는 이유예요.

나는 무인도에서 혼자 지내고 있어요. 심심하지만 토끼 인형 친구 ‘껴안이’가 있어서 괜찮아요. 낮에는 먹거리를 찾거나 놀거리를 찾으며 시간을 보내요. 구름 모양 맞히기 놀이는 특히 재밌어요! 하지만 밤이 찾아오면 너무 무서워요. 불안한 마음에 숨소리도 내지 않고 쥐 죽은 듯 누워만 있어요. 이 섬에는 밤마다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기 때문이에요. 나는 이곳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요.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줘요.

아이의 작은 외침이 우리에게 닿기까지

한 아이가 무인도에 있습니다. 아이는 이곳에서 벗어나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하지만 꿈은 꿈일 뿐 다시 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아이는 무료한 무인도에서 나름대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개미를 구경하고, 쓰레기같이 널브러진 살림살이 속에서 놀거리를 찾습니다. 저 멀리 떠 있는 구름을 보며 음식 맞히기 놀이도 합니다. 하지만 밤이 찾아오면 모든 게 절망적입니다. 이 섬에는 밤마다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거든요. 아이는 무시무시한 괴물을 피해 숨소리도 내지 않고 죽은 척 조용히 숨어 있습니다. 괴물의 눈에 띄면 아이가 아끼는 인형인 ‘껴안이’처럼 다칠 수 있으니까요.

다들 아이에게 물어볼 겁니다. “그런 곳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

아이는 머뭇거리며 대답할 겁니다. “그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야.”

이 책에서 아이는 학대를 받는 아이를, 괴물은 학대를 하는 아버지를 나타냅니다. 술에 취한 아버지를 피해 소리도 내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아이들을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방치와 학대 속에서 자란 아이가 혼자서 가정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변의 관심 없이는 지독한 현실에서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아이의 손을 잡아 줘야 합니다. 우리 모두 아이의 작은 두 손을 잡아 준다면 아이가 지내는 무인도를 놀이공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반전을 통해 강조한 가정 폭력 피해 아동의 고통

김흥식 작가는 전작 『아빠의 술친구』와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에서 이미 가정 폭력 문제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은유적인 글을 통해 폭력의 대물림 문제를 고발하는 동시에 ‘소외’와 ‘방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전했습니다.

『무인도에서 보내요』 역시 ‘가정 폭력’ 문제를 다루지만 ‘반전’을 통해 독자에게 더 큰 울림을 줍니다. 독자는 무인도에 혼자 있는 아이를 보고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배를 타고 여행하다 조난을 당한 걸까? 저 쓰레기는 뭐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이 바다 너머 무인도까지 떠내려온 것일까? 그렇다면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글인 걸까? 저 험악한 괴물은 뭐지? 혹시 미지의 세계에서 괴물을 물리치는 모험담은 아닐까? 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펼친 순간, 독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지금까지의 생각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반전을 보고 아이가 겪었을 고통에 같이 아파합니다. 나아가 가정 폭력 피해 아동에게 관심의 손길을 내밀 것을 강조하는 작가의 메시지에 공감할 것입니다.

한 아이가 무인도에서 벗어나는 달콤한 꿈에서 깨어납니다. 아이는 하루하루 무인도에서 버팁니다. 먹거리와 놀거리를 찾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밤이 찾아오면 숨소리도 내지 않고 쥐 죽은 듯 누워만 있습니다. 이 섬에는 밤마다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기 때문이에요. 괴물은 손에 잡히는 건 던져 버리고, 발에 걸리는 건 차 버립니다. 아이는 더 이상 이곳에서 버티기가 힘들어졌어요.

지은이 김흥식

두 개의 이름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흥흥이라는 이름으로 『팔팔어묵탕』, 『구이 꼬칫집』, 『도서관을 꿀꺽한 공룡』, 『놀이공원을 꿀꺽한 공룡』, 『비행기를 꿀꺽한 익룡』, 『우주선을 꿀꺽한 공룡』을 쓰고 그렸고, 『초조함 공장』, 『지루함 공장』, 『엄마가 공룡이라고?』, 『아빠가 공룡이라고?』, 『누나가 공룡이라고?』, 『내가 공룡이라고?』를 썼습니다. 김흥식이라는 이름으로 『아빠의 술친구』와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를 썼습니다.

이 그림책은 김흥식이라는 이름으로 쓰고 그린, 첫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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