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다 잊어버려요 ( 알츠하이머 가족을 둔 친구 ) <장애 함께 알기 프로젝트 – 그래도 우리는 잘 자라요>

  • 원제: PAPI LOU OUBLIE TOUT-Une histoire sur…la maladie d’Alzheimer
  • 지은이: 프랑수아즈 로베르 글, 루이즈 카트린 베르즈롱 그림 , 여혜경 감수
  • 옮긴이: 이정주 옮김

감기 한번 걸려 본 적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콧물도 나고, 기침도 나고, 거기에 열까지 나면 아무 것도 못하고 끙끙 앓아눕게 되지요. 그렇게 앓고 있는 친구나 동생에게 목말라 할 때 물 한 잔 가져다 주고

으슬으슬 추워 할 때 담요 한 장 덮어 주는 마음, 어디가 어떻게 불편한지 잘 살피고 귀 기울여 주는 마음. 그 마음을 배워 보아요.

알츠하이머는 뇌의 여러 부위에서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초기에는 주로 기억력, 판단력, 방향 감각의 완화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다가 말기에는 근육 경직으로 보행이 힘들어지고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납니다. 아이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가족의 병이나 죽음을 경험하게 되면, 극도로 불안해하며 방어기제를 사용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플라비도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기를 잊어버릴 리 없다며 소리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주어진 상황에서 아이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잘 보여 줍니다. 아이가 자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병이 생기게 된 원인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알려 주며,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표현해 줍니다.

아이에게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을 때 아이의 심리를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장애’에 대한 이해를 바라는 책이 아닙니다.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함께’입니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이 신기한 영유아기에는 ‘나’가 세상의 중심이지요. 그 다음으로 느끼고 배워야 할 것은 세상과 나의 조화입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담아야 할 세상이 어른들의 욕심에 의해 머리에 채워 넣어지고, 아이들은 빠르게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켜 버립니다. 세상의 일부인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히고 정복해야 할 세상을 눈앞에 둔 채 아이들은 정답 외의 모든 것은 오답이라 배웁니다. 그리하여 자신과 다른 것은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배척합니다.

얕고 짧은 단편적 지식을 심어주는 책과 교육은 달콤합니다. 주기도 받기도 쉽기 때문이지요. 남보다 더 많이 알기 위해 짧고 명확한 정답만 익히느라 원인과 과정을 이해할 여유를 갖지 못합니다. 최근 발표된 0~2세 영아 교육 논의를 접하면서 더 일찍부터 마음을 닫고 머리를 열어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걱정됩니다. 그래서 ‘장애 함께 알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의미 없는 질문, “왜?”

몸이 불편한 친구, 생김새나 행동이 다른 친구를 보면서 쉽게 내뱉는 말. “누구누구는 왜 저래?” 이것이 과연 원인이나 배경을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일까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알고 싶지도 않고 상대하고 싶지도 않다는 뜻이 됩니다. ‘왜?’라는 질문은 나와 다르다는 단언인 동시에 이해하고 싶지 않다는 선언으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왜 저래?” 대신 아이들의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은 “누구누구는 그렇구나.”입니다. 건강한 친구와 아픈 친구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어울려 살아가는 것. 이것이 <장애 함께 알기 프로젝트>가 진정 바라는 바입니다.

 

플라비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시장에 가고

숲을 산책하고 딸기잼도 만드느라 심심할 틈이 없어요.

할아버지는 늘 기발한 놀이를 생각해 내서 플라비가 참 좋아하지요.

하지만 어느 날,

플라비는 할아버지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눈앞에 자전거를 두고도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물건을 자꾸만 잃어버리거든요.

도대체 할아버지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요?

 

글|프랑수아즈 로베르

특수 교육 교사, 편집자, 조사원, 기자로 일했습니다. 2010년부터 캐나다 도미니크 출판사에서 편집장을 맡아 ‘늘 비판 정신을 갖되,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잃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어린이에게 유익한 책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림책에 흥미를 가지고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알렉시스에게는 자극이 너무 많아요》가 있습니다.

그림|루이즈 카트린 베르즈롱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삽화가가 되어 어린이 책과 잡지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들을 좋아하고, 모든 꿈은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에 어린 독자들에게 ‘꿈을 꾸라.’고 자주 말합니다. 그린 책으로 《줄리에트에게 동생이 생겼어요》, 《아미나는 인종 차별을 당해요》, 《우리 부모님은 이혼했어요》가 있습니다.

옮김|이정주

서울여자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 했습니다. 지금은 방송과 출판 분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외국 책을 찾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아빠는 냄새나지 않아>, <아빠는 울지 않아>, <어린이 요가>, <어린이 마사지>, <어린이 명상>, <나완벽과 나투덜>,<이브생 로랑 스타일>이 있습니다.

감수|여혜경

이화여자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는 아이들의 징검다리가 되어주고 싶어 놀이 치료사를 시작 했고, 현재 강서아동발달센터에 근무하고 계십니다.

 

감수자의 말:

아이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듣거나 충격적인 일을 경험하게 되면, 극도로 불안해합니다. 누구나 불안을 통제하기 위해 심리적인 기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방어 기제’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내재화, 회피, 억압, 부인 같은 미성숙한 방어 기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충격적인 일을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 받아들이지 못해 부인하거나 표현하지 못한 채 억압하여 기억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플라비도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기를 잊어버릴 리 없다며 소리칩니다. 충격이 너무 커서 일단 부인하는 것이지요. 어떤 아이들은 할어버지가 병이 난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평소에 할아버지 말씀을 잘 안 들어서라든가 할아버지가 조금 편찮으셨을 때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든가 자기만의 이유를 붙여서요.

이 이야기는 이런 아이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잘 보여 줍니다. 우선 아이가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해 어른의 시각을 주입하기 전에, 아이에게 감정을 표현하게 하고 귀 기울여 들어 줘야 합니다. 엄마는 플라비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플라비는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말합니다. 그러고 나서 엄마가 상황에 대해 쉽게 설명해 줍니다. 할아버지의 병이 생기게 된 원인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알려 줍니다. 그리고 플라비가 염려하는 것에 대한 답, 즉 ‘할아버지가 플라비를 사랑하는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아이의 불안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통제가 되면 아이는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합리적이며 현실적인 대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플라비도 할아버지의 병을 받아들인 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할아버지를 도와 드리게 됩니다.

아이에게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을 때 아이의 심리를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끄는 데 이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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