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고 동그란 비밀

  • 지은이: 무리엘 비야누에바 글, 페란 오르타 그림
  • 옮긴이: 권지현

세상에 비밀 없는 사람은 없지요.

아이에게도 매일 밤 노랗고 동그란 비밀이 찾아와요.

누구나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지요. 아이도 밤마다 찾아오는 노랗고 동그란 비밀이 부끄러워 감추려고만 해요. 아이는 어느새 비밀뿐 아니라 길게 내린 앞머리로 눈도 감추고, 어깨도 웅크리고 다녀요. 그러던 어느 날, 방학이 오고 아이는 가기 싫은 캠프에 억지로 갈 수밖에 없었죠. 캠프장에서 첫날밤을 보낸 후, 아이는 놀라 조그맣게 웃게 되어요. 이 책은 아이의 자존감과 양육자의 관대함에 대하여 위트 있게 비유한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누가 아이의 투명한 눈을 가렸나?

상처 입은 자존감 때문에 앞머리 속에 빛을 가두고 다니는 소년

책의 첫 장을 펼치면, 단발머리 소년이 무표정하게 턱을 괴고 있다. 칠흑같이 까만 머리로 온통 눈을 가리고서 말이다. 소년의 비밀이 과연 무엇이기에 이렇게 고민스레 앉아 있는 걸까? 책장을 넘길수록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방학이 되어 캠프를 떠나는 것이 싫은 소년. 결국 어깨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데, 그 모습은 점처럼 작아 보인다. 캠프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표정을 잃었던 소년은 저녁 식사 시간에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취침 시간에도 눈부시게 하얀 침대 시트를 노려보고만 있다. 그러나 결국 잠이 들고, 아침에 눈을 떠 어김없이 노랗고 동그란 비밀이 찾아온 것을 확인한다. 그런 소년에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윽박지르는 어른. 커다란 이불 뭉치를 안고 빨랫줄로 향하는 소년의 힘겨운 발걸음에 부끄러움과 상처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러나 빨랫줄 여기저기에 널린 또 다른 누군가의 비밀을 보며 비로소 소년은 어깨를 펴고 슬며시 웃는다. 다른 사람도 나처럼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동질감에 아이는 이제야 주위를 둘러보고, 편안한 기분을 느낀다. 이 책은 야뇨를 겪는 아이의 속마음을 잘 표현했다. 또한, 야뇨를 안내하는 어른의 자세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노랗고 동그란 비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단점 혹은 콤플렉스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다. 그것이 크든 작든 다른 색깔이든 간에 너나 할 것 없이 자기만의 단점이나 콤플렉스가 있다. 이 책은 노란색과 검은색, 두 가지 색만 사용해 작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절제되고 세련되게 표현했다.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좀 더 관대한 시선과 포용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함을 단순한 글과 그림으로 알려 주고 있다.

방학이 되어 캠프를 떠날 시간이에요. 하지만 앞머리로 눈을 가린 아이는 매일 밤 찾아오는 비밀 때문에 캠프에 가기 싫어요. 결국, 캠프장에서 밤을 보내게 된 아이는 자지 않으려 애썼지만 깊이 잠들어요. 그리고 다음 날 잠에서 깬 아이는 어김없이 노랗고 동그란 비밀이 찾아오자 실망하는데…….

글쓴이 무리엘 비야누에바

작가이자 글쓰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에요. 학교에서 음악 교육과 문학, 그리고 비교 문학 이론을 전공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어른을 위한 책을 열다섯 권 정도 발표했으며, 상도 여러 개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두 엄마』가 있습니다.

그린이 페란 오르타

타라고나와 바르셀로나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어요. 여러 차례 개인 및 공동 전시회를 열기도 했고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페란도 어렸을 적에 오랫동안 이불에 오줌을 쌌다고 해요. 지금은 아니지만요.

옮긴이 권지현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과 파리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을 공부했고, 지금은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을 가르쳐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지금도 보물찾기처럼 외국의 좋은 그림책을 찾아내서 번역하는 일이 가장 좋아요.

 

이 책은 야뇨가 아이에게 지우는 무게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단점을 가지고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릴 것인지, 아니면 비밀을 지켜 주어 아이가 자연스레 지나가는 일로 받아들이게 할 것인지는, 야뇨를 안내하는 어른들의 몫입니다.최해훈(발달심리학 박사, 이안아동발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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