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겠다, 너는…….”이라고 생각했어
나도 꽤 괜찮다는 걸 알기 전까진!
달라서 부러워하고, 닮아서 이해하게 되는 소년들의 우정
자타공인 ‘수학왕’, 반에서는 회장.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태호에게도 갖지 못한 게 있다. 바로 미국에 있다는 아빠. 가끔은 아빠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태호는 아빠의 빈자리가 익숙하다. 그런데 어느 날 전학 온 서우의 아빠를 본 순간 태호의 마음이 묘하게 달라진다. 태호와 같은 희귀 성씨에 수학자, 게다가 미국에서 왔다니! 태호는 서우를 볼 때마다 괜히 마음이 바빠지고, ‘혹시……?’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부터 태호의 일상은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지 않기 시작한다.
『좋겠다, 너는』은 부러움에서 시작된 관계가 이해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이야기다. 담백하면서도 마음에 남는 문장, 그리고 아이들의 감정 결을 정확하게 붙잡은 서사는 책장을 넘길수록 서서히 독자를 스며들게 한다. 특히, 주인공 태호의 변화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누군가를 무조건 부러워하기 전에 그 사람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떨까?’ ‘내게 없는 것보다 이미 곁에 있던 것들의 가치를 되새겨 본다면?’
남과의 비교로 마음이 흔들리는 초등학교 고학년 독자들에게, 이 책은 ‘친구란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되고, 가족이란 곁에 있는 사람을 다시 보는 순간 완성된다’는 사실을 전한다.
이해하고 나면, 부러운 마음도 우정의 씨앗이 된다
태호가 처음 서우에게 관심을 가진 건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서우의 아빠가 수학자라는 것. ‘수학왕’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수학을 좋아하는 태호는 직접 만나 본 서우 아빠가 상상 속 수학자처럼 멋지게만 느껴진다. 서우 아빠는 태호의 질문을 반갑게 받아 주고, 태호가 혼자서만 생각하던 이야기에도 공감해 준다. ‘이런 사람이 아빠라니!’ 아빠를 본 적 없는 태호는 서우가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그 뒤로 세 사람은 수학 모임을 만들어 함께 공부한다. 그런데 서우는 모임을 지루해하고, 수학 대신 검도에 관심을 둔다. 태호는 이런 아빠를 두고서도 딴 데 눈을 돌리는 서우가 이해되지 않는다. 결국 수학 모임은 흐지부지 없어져 버리고 태호는 못마땅한 마음에 서우와 검도로 한판 붙는다. 대련은 곧 몸싸움으로 변하고 둘은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다.
그 후 태호는 서우와 화해하며 서우의 가족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엄마는 너무 슬픈 일을 겪고 나서 서우를 돌볼 힘이 없어 미국에 남아 있고, 태호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아빠는 가족보다 일을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 태호가 부러워했던 모든 건, 정작 서우에게는 짐이기도 했다. 태호는 처음으로 서우 아빠가 아닌 서우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비교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본 서우는 그저 ‘수학자 아빠를 둔 아이’가 아니었다. 검도를 좋아하고, 가끔은 말보다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는, 태호와 비슷한 또래 친구였다. 태호는 새로운 공식을 배운다. ‘사람에게는 등호가 없다.’ 같아지고 싶어도 결코 완전히 같을 수 없고, 달라서 더 궁금해지고 가까워지고 싶을 수 있다. 그렇게 비교가 이해로 바뀌었을 때, 태호는 자신에게 새 친구가 생겼음을 비로소 알아챈다.
내게 없는 빛을 좇던 눈이, 내 곁의 반짝임을 발견한 순간
태호는 아빠가 없다는 사실에 익숙하다. 하지만 그 익숙함 속에는 늘 설명하기 어려운 빈칸이 있었다. 엄마는 아빠 이야기를 꺼렸고, 아빠가 미국에 있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다. 그럴수록 태호는 더 아빠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미국에서 온, 같은 성씨를 가진 수학자’ 서우 아빠를 만난 순간 마음이 들썩인다. 아빠를 궁금해하던 마음이, 그 후 점점 설명하기 어려운 기대와 상상으로 변해 간다.
하지만 그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진다. 그 사실에 상처받아 엄마를 원망하는 태호에게 엄마는 아직 어린아이에게 이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거짓말로 버텼다고 털어놓는다. 엄마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듣던 태호는 서우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린다. ‘너희 엄마는 그때 잠깐 봤지만 느낌이 오더라. 너한테 되게 잘해 줄 것 같아.’ 태호는 자기 일상을 되돌아본다. 엄마는 언제나 아침에 태호를 깨우고, 간식을 챙겨 주고, 태호가 상을 받아 오면 가장 기뻐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태호에겐 그저 당연한 존재였다.
그제야 태호는 깨닫는다. 아빠가 없다고 해서 태호가 부족한 아이였던 적이 없었다. 두 배의 사랑을 주는 엄마가 있었으니까. 여태까지 자기한테 없는 걸 찾느라, 이미 옆에 있던 걸 못 본 거였다. 태호는 매일 지나치던, 엄마와 찍은 사진을 다시 보게 된다. 그건 아주 꽉 찬 가족사진이었다. 이제 태호는 더 이상 빈칸을 채울 무언가를 찾지 않을 것이다. 이미 채워져 있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태호의 여정을 함께한 독자의 마음속에도, 이미 곁에 있었지만 당연히 여겼던 존재들이 문득 소중히 떠오르기를 기대한다.
자타공인 ‘수학왕’, 반에서는 회장.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이는 태호에게도 갖지 못한 게 있다. 바로 미국에 있다는 아빠. 가끔은 아빠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태호는 아빠의 빈자리를 익숙하게 느낀다. 그런데 어느 날 전학 온 서우의 아빠를 본 순간 태호의 마음이 묘하게 달라진다. 태호와 같은 희귀 성씨에 수학자, 게다가 미국에서 왔다니! 태호는 서우를 볼 때마다 괜히 마음이 바빠지고, ‘혹시……?’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부터 태호의 일상은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지 않기 시작한다.
수학왕 제태호
미국에서 온 아이
첫 만남
오늘부터 검도인
코끼리 뚜껑 만년필
잊을 수 없는 순간
인터뷰
갑작스러운 대련
지켜 주지 못한 아이
망한 하루
가우스
나, 엄마 그리고 코끼리
작가의 말
글쓴이 조영서
가족과 같은 따듯함을 나눌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지은 책으로 『귓속말 친구』, 『홍지의 칭찬받고 싶은 점』, 『우주의 이름 찾기』(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죽지 않는 개 루이』 (2020 MBC창작동화대상 수상작), 『오소리 쿠키』(2017 한국안데르센상 수상작), 『빨간 우산』, 「오홍홍홍 홍콩 할매」 시리즈 등이 있다.
그린이 박현주
만들고 그리는 것이 좋아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이후 단편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다가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 『나 때문에』, 『비밀이야』, 『이까짓 거!』, 『안녕하세요? 우리 동네 사장님들』이 있고, 『내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 봐』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집안 사정을 남들에게 다 알릴 필요는 없어. 태호도 누가 물어보면, 아빠는 외국에 있다고 말해. 또 그건 사실이니까.”
“근데, 외국 어디에요?”
“어, 미국.”
그때부터 태호는 미국이란 나라가 궁금해졌다. (14쪽)
‘내 아빠는 어떤 사람일까?’
태호는 가능하다면, 아빠가 아저씨와 많이 닮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7쪽)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면서, 태호는 히죽히죽 웃음이 나왔다. 옆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지도 모르고 혼자서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좋겠다…….”
태호는 서우가 떠올랐다. 너무나 부러웠다. 서우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쭉 완벽한 아빠가 옆에 있으니 말이다. (82쪽)
‘아저씨는 서우보다 나랑 더 잘 어울려.’
아무리 생각해도 그랬다. 태호는 최근에 아저씨가 어디에선가 인터뷰한 내용을 떠올렸다. (…)
나를 닮았지만, 내가 지켜 주지 못한 아이.
태호는 자꾸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102쪽)
태호는 엄마에게서 받은 것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곁에 없는 아빠를 궁금해하느라, 곁에 있던 엄마를 까맣게 잊은 거다.
아빠 생각은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았다. (13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