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 원제: SEULS DANS LA VILLE ENTRE 9H ET 10H 30
  • 지은이: 이브 그르베
  • 옮긴이: 김주경

그날 오전 9시에서 10시 반 사이, 우리 모두 살인 사건 현장에 있었다

“시내로 나가서 한 시간 반 동안 작가가 되어 보세요.” 모든 게 국어 과제에서 시작되었다. 에르완의 반 친구들이 시내로 나가 일일 작가로 활약했던 날 아침, 공교롭게도 시내에서 법무사가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다. 소식을 접한 에르완은 그날 일어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친구들의 과제를 모아 살펴보기로 마음먹는다. 25명의 학생이 시내 곳곳을 관찰하던 그때 그곳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평범해 보이는 25명의 과제물 안에서 살인 사건의 단서를 찾아라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 에르완, 반 아이들과 오전에 시내로 나가 한 시간 반 동안 목격한 것이나 흥미로웠던 것을 써 보는 국어 과제를 하고 나서 2주 후 심상치 않은 뉴스를 접한다. 평화로운 도시 시내 한복판에서 그것도 해가 훤히 떠 있는 오전에 법무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에르완은 과제를 하러 시내에 나간 날 바로 그 시간에 벌어진 사건임을 확인한 후 문득 반 아이들의 과제에서 사건의 단서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선생님께 도움을 구했지만, 돌아오는 건 시험 준비에 더 집중하라는 꾸중뿐. 결국 에르완은 반 아이들의 과제물을 직접 모아 살펴보기 위해 평소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반 친구 카상드라와 힘을 모은다. 공부에 소홀할까 봐 걱정하시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시험공부와 추리를 병행해 나가며 에르완은 카상드라와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25개의 과제를 모두 읽은 두 사람은 발견한 몇 가지 단서를 정리하여 경찰에 전달하기로 한다. 과연 이들의 추론으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까?

 

준비물은 시내 지도, 신문 기사 그리고 25개의 과제물

준비된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반전

법무사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살펴봐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사건이 일어났던 시내의 지도, 경찰 조사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신문 기사 그리고 형식도 내용도 제각각인 25개의 과제. 에르완과 카상드라는 학교와 시내 곳곳을 누비며 반 아이들의 과제물에서 의심쩍은 부분을 직접 확인한다. 과제와 신문 기사를 모두 외울 만큼 충분히 검토한 후 마침내 두 사람은 시내 지도 위에 그날 있었던 모든 학생을 표시한 추리 지도를 완성하지만, 반갑지 않은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형사 못지않은 육감과 실력을 갖춘 이 커플의 순탄치 않은 추리 여정은 무사히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는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25명의 학생이 쓴 과제물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기존의 소설과 다른 독특한 전개 방식에 추리라는 요소가 결합하여 독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예상을 뒤엎는 반전으로 마지막까지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리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 모두 진실일까?

이 참신한 과제를 낸 국어 선생님은 아이들의 과제물에 사건의 실마리가 숨겨져 있으리라 생각지 않는다. 그날 그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사실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할 뿐이다. 두 주인공은 믿기지 않는 진실과 그럴듯한 가짜 이야기가 뒤섞인 과제물 앞에서 무엇을 믿고 무엇을 걸러 내야 하는지, 혹시 자신들이 보려 하는 것만 보지 않았는지,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놓친 건 아닌지 혼란스러워한다. 여러 과제물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선글라스, 붉은 머리, 파란색 메르세데스, 그리고 수상한 두 남녀……. 같은 시간에 시내에 있던 반 아이들은 정말 같은 것을 보았을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을 넘어, 누군가는 보여 주고 싶은 것만 보여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시행착오를 거치며 더 탄탄한 추리를 펼치는 두 주인공은 그날의 진실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다가간다. 촘촘하게 짜인 완성도 있는 이야기에 빠져 어느새 독자도 함께 추리를 펼치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에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 아이들과 함께 시내로 나가서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에 주변을 관찰하고 글을 썼던 에르완은 얼마 후 그날 살인 사건이 있었다는 뉴스를 듣는다. 에르완은 반 아이들의 과제물에 사건의 단서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직접 모아 살펴보기로 한다. 과연 25개의 과제물에는 사건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가 있을까?

  1. 시작은 과제하기였다
  2. 법무사 살해 사건
  3. 증거 확보
  4. 클레망스의 작문
  5. 주도면밀한 돼지 클럽
  6. 휴대전화가 필요해
  7. 사건의 얼개가 드러나다
  8. 완전한 눈속임
  9. 드디어 우체통에 넣다
  10. 되돌아온 사건
  11. 사건의 재구성
  12. 맞춰지는 퍼즐
  13. 올바른 추론

에필로그

25개의 과제

지은이 이브 그르베

1961년에 파리에서 태어났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며, 파리 교외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며 살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진취적인 작가로, 가족 관계, 연대 의식, 억압에 대한 저항, 자유와 자율성 등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주로 써 왔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메토> 3부작이 있다.

옮긴이 김주경

이화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프랑스 리옹 제2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좋은 책들을 소개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달콤쌉싸름한 꿀벌』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멋진 놈』 『살해당한 베토벤을 위하여』 『레 미제라블』 『80일간의 세계 일주』 『신은 익명으로 여행한다』 『어리석은 철학자』 등 다수가 있다.

13쪽_이 모든 게 2주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 후에 우리 도시의 법무사 한 명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범행이 있었던 시간을 보니, 우리 반 애들이 각자의 걸작을 쓰기 위해 도심 구석구석으로 흩어져 있던 바로 그 시간이었다.

 

45쪽_계획대로 집에서 바칼로레아 공부와, 과제물 읽기에 적절히 시간을 분배했다. 부모님이 집에 계실 때는 시험공부를 하고, 나머지 시간엔 수사에 열중하는 것이다. 내겐 유명 작가들의 고전 텍스트보다, 우리 반 아마추어 작가들이 쓴 현대 텍스트가 훨씬 더 흥미로웠다.

 

80쪽_“좋아. 그럼 우선 파란색 메르세데스와 그 수상한 남녀에게 집중해 보자. 그들이 쉬앵 섬으로 가는 길에 틀림없이 누군가에게 목격되었을 거야. 우선 플라비아랑 파코, 클레아, 그리고 줄리의 글부터 읽어 봐야겠지.”

 

96쪽_우린 더 이상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고, 먹는 일에만 열중했다. 언젠가 우리를 초대한 필레몽의 어머니께서 우리의 케이크 의식을 목격하신 후로, 우리에게 주도면밀한 돼지들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적이 있다. 케이크를 삼키듯 먹고 난 뒤엔 헛소리 잔치가 시작되었다.

 

131쪽_“먼저, 에스테르는 우리 반 과제물에서 알아낸 정보들이 경찰에 전달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어. ‘너희에겐 우리를 밀고자로 만들 권리가 없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 줘!’라고 하면서 말이야.”

 

136쪽_혹시 위고가 붉은 잉크라고 생각했던 게 실은 사람의 피라면? 또 혹시라도, 정말 우연 중의 우연이겠지만, 루디가 법무사를 질식시킬 때 사용했던 천을 버린 쓰레기통이 바로 내 친구가 눈여겨봤던 그 쓰레기통이었다면?

 

173쪽_나는 우리 편지로 인해 일어날 일들을 상상해 보았다. 경찰 수사팀의 회의, 컴퓨터를 통한 수색, 수차례에 걸친 검사와의 통화, 혐의를 벗기 위해 사라진 자동차들, 심문, 경찰의 보호 조치……. 이 모든 게 우리 덕분이다.

 

200쪽_“내 생각엔, 사람들 눈에 금방 띄는 특징을 만들려고 그랬던 것 같아. 햇빛 없는 날씨에 사람들 눈에 띄고 싶으면, 선글라스를 끼는 게 제일 효과적일 거야. 그럴 때 선글라스는 자신을 숨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드러나게 하는 도구인 셈이지.”

 

217쪽_“그래도 이 일은 계속해야 해. 앞으로 2주 동안은 오후에 한가해질 거야. 선생님들이 새 학기 개편 준비 때문에 바빠지실 때니까. 그러니 내일부터 이 사건을 좀 내려놓았다가, 바칼로레아 시험이 끝난 후에 다시 집중하기로 하자. 인생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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