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도 변화도 사랑하는 아이의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딱 한 가지 바람
◆ 『혼 북 매거진』 선정 2024 올해의 책 ◆
◆ 미국도서관협회(ALA) 선정 2026 페미니즘 추천 도서 ◆
◆ 미국사회과교육협의회(NCSS) 선정 2025 주목할 만한 사회 교과 도서 ◆
토요일이면 미나네 집은 아침부터 시끌벅적해요. 식구들은 여기저기 쉴 새 없이 쓸고 닦고, 부엌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번져요. 띵동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친척과 이웃이 하나둘 모여들지요. 미나는 이런 토요일이 좋아요. 하지만 이렇게 즐거운 하루에도, 미나는 꼭 바꾸고 싶은 딱 한 가지가 있어요. 사랑하는 전통 속에서도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우리는 그 마음을 언제 말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가 아닌 ‘지금’ 용기를 낸 미나의 토요일을 만나 보세요.
‘언젠가’ 말고 지금! 사랑하니까 바꾸고 싶은 딱 한 가지
전통은 참 소중해요. 낯선 곳에서 서로를 지켜 주고, 또 우리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올바른 것인지 알려 주는 길잡이가 되기도 하니까요.
인도에서 이민 온 미나에게도 소중한 전통이 있어요. 매주 토요일이면 친척과 이웃들이 모두 미나네 집으로 모여요. 미나는 사촌 동생들과 수다도 떨고 TV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지요. 하루 종일 인도 전통 차 차이를 끓이고, 쉬지 않고 청소하고, 요리를 도와야 하긴 하지만요.
이렇게 즐거운 토요일, 미나에게 딱 한 가지 바꾸고 싶은 것이 있어요. 바로 남자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여자들은 먹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이해가 안 돼. 음식을 준비한 건 여자들이잖아!” 미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언젠가는 가장 먼저 식탁에 앉겠다고 다짐해요. 하지만 곧 깨달아요. 그 ‘언젠가’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걸요.
전통이 소중한 만큼, 미나에게는 변화도 소중해요. 사랑하는 전통이 더 잘 이어지게끔 바꾸고 싶은 것들도 생기는 것이죠. 미나의 ‘딱 한 가지’에는 바로 그런 마음이 담겨 있어요. 또 그 딱 하나의 변화는 언젠가가 아닌 바로 ‘지금’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지요.
넓은 부엌과 큰 식탁, 모두의 자리를 넓히는 토요일
토요일의 부엌은 여자들의 손길로 분주해요. 엄마가 차이(인도의 차)를 끓이고 차파티(인도의 납작한 빵)를 뒤집는 동안, 숙모들은 재료를 다듬고 여자 사촌들은 접시를 나르지요. 그 사이에서 미나도 쉴 틈 없이 움직여요. 오빠는 침대에 누워 여유롭게 책을 읽을 동안에요. 곧 마을에서 가장 멋진 식탁이 차려지지만, 미나는 이렇게 묻고 싶어져요. 모두 함께 둘러앉아 먹을 수는 없는 걸까?
이 책이 말하는 성평등은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는 일이 아니라, 모두의 자리를 넉넉히 넓히는 일이에요. 오빠가 책 읽는 시간이 소중하다면 미나가 책 읽는 시간도, 엄마가 쉬는 시간도 똑같이 소중하다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거든요.
어떤 일을 하고 어디에 앉을지는 성별이 아니라 저마다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미나의 질문은 어린이 독자에게도 이어져요. 우리 집의 부엌과 식탁은 모두에게 공평할까? 책을 덮은 아이들은 매일 지나치던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될 거예요.
인도에서 온 이웃의 토요일, 알수록 넓어지는 세상
미나네 부엌에서는 두 언어가 오가요. 엄마들은 구자라트어로, 아이들은 영어로 수다를 떨고, 미나는 영어를 모르는 엄마 곁에서 통역사가 되어 주지요. 미나에게 인도는 TV 속에서나 만나는 먼 나라지만, 인도 음식이 가득 차려진 식탁에 둘러앉으면 고향의 맛을 함께 나눌 수 있어요. 낯선 땅에서도 고향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이민 가정의 모습이 미나네 토요일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향신료 냄새도, 영화 속 춤도 처음에는 새롭고 낯설지 몰라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풍경을 신기한 구경거리로 보여 주지 않아요. 반가운 얼굴을 만나 웃고 떠드는 즐거움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니까요. 다른 문화를 자주 만날수록 낯섦은 차츰 이해로 바뀌어요. 미나네 토요일을 따라가다 보면 멀게만 느껴지던 다른 문화도 한결 가깝게 다가올 거예요.
미나네 식탁은 이웃에게도 열려 있어요. 미나네 가족은 여행 가방 하나만 들고 이민 온 가족과 석 달을 함께 지냈고, 그 가족은 이제 고마운 마음을 안고 토요일마다 찾아오지요. 고향이 같든 다르든 한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다 보면, 서로 다른 모습이 어느새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요. 미나네 토요일처럼, 다양한 모습이 모일수록 우리가 사는 세상도 더 넉넉해져요.
글쓴이 쿠숨 메파니
평생 여러 나라로 옮겨 다니며 살았어요. 케냐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지요.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늘 북적이지만 사랑스러운 집에서 아주 많은 사촌, 삼촌, 숙모, 고모, 고모부에 둘러싸여 지냈어요. 친척이 하도 많아 이름도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예요. 어른이 되어서는 미국의 뉴욕으로 갔다가 결국 캘리포니아에 살기로 했어요. 그곳에서 남편과 두 아들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어요. 『딱 한 가지를 바꾸고 싶은 토요일』은 작가의 첫 책이에요.
그린이 야스민 이스마일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 브리스톨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애니메이션 작가예요. 상도 많이 탄 작가는 미술 학교를 졸업하고 광고, 영화, 어린이책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지요. 15권 이상의 책에 그림을 그렸고 12권의 책을 썼어요.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커피를 홀짝여요. 남편과 두 아이 그리고 고양이 베티와 함께 살고 있어요.
옮긴이 권지현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부터 번역가의 꿈을 키웠어요. 그래서 서울과 파리에서 번역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에 다녔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번역을 하면서 번역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도전 명탐정 프로젝트」 「보통의 호기심」 「꼬마 중장비 친구들」 「징글 친구」 시리즈와 『내 친구 숫자를 소개합니다』 『우리 집 똥강아지』 『수집가들의 보물』 『미생물 팬클럽』 『벌레 팬클럽』 『버섯 팬클럽』 『아나톨의 작은 냄비』 『겁 없이 달리는 소녀』 『얼마나 더 가야 해요?』 『무시무시한 고양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 등이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