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마마 무치

  • 원제: Mama Mutsch und mein Geheimnis
  • 지은이: 프라우케 앙겔 글, 야나 피샹 그림
  • 옮긴이: 이기숙

2018 독일 프랑스 청소년문학상 최종 결선 후보

2018 전국학교도서관사서협회 추천도서

아빠와 함께 사는 렐리오는 맞은편 집의 규조 연구원 마마 무치와 친구가 되면서 속내를 털어놓고, 마약에 빠져 자신을 돌보지 않는 아빠를 구해 낼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낸다. 유리알같이 맑고 투명하지만 깨지기 쉬운 아홉 살 소년의 속마음을 담담하지만 따뜻하게 그려 낸 성장 소설이다.

 

유리알같이 맑고 투명하지만 깨지기 쉬운 아홉 살 소년의 속마음

채 한 살도 되기 전에 엄마를 잃은 보통의 소년 렐리오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범퍼카를 잘 타던 엄마가 살아 있었다면 휴일에 자기와 놀이공원에 놀러가 신나게 같이 놀 거라 기대하는 똑똑한 아홉 살 소년 렐리오. 어른들은 렐리오에게 나중에 커서 무엇이 될 거냐고 자주 묻는다. 하지만 렐리오는 무엇이 되고 싶지 않은지는 알아도,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모른다. 그러나 맞은편 집에 이사 온 마마 무치는 렐리오에게 그런 것을 묻지 않는다. 오히려 렐리오가 마마 무치에게 어떤 사람이 되었느냐고 묻는다. 마마 무치는 진지하고 상냥하게 자신의 직업을 설명해 준다. 마마 무치와 렐리오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질문하는 어른의 좋은 자세를 배울 수 있으며 아이의 입장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아빠를 ‘군나르’로 부르는 이유. 아빠에게서 이상한 냄새가 나니까

렐리오는 마마 무치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으며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군나르’라고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를 말한다. 가끔 아빠에게서 맥주나 샴푸 냄새가 아닌 약품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아빠가 너무나 낯설고 아빠에게 조금도 안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때 건너편 렐리오 집에 불이 켜지고 군나르가 냉동실에서 봉투를 꺼내 안에 든 것을 부수어 담배처럼 피우기 시작했다.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말이다. 렐리오는 갑자기 으스스 추워 몸을 떨기 시작했고, 그런 렐리오를 마마 무치가 품에 꼭 안아 주었다. 아내를 잃고 마음이 약해져 일상을 돌보지 않고 마약을 하는 아빠를 렐리오는 이렇게 표현한다. “군나르가 그릇을 깨거나 욕을 할 때면 나는 귀가 빨개지고 난쟁이가 된 기분이에요.” “나는 어젯밤 꿈에 군나르가 두 눈이 늑대 인간으로 변하는 꿈을 꾸었어요. 다른 늑대 인간들과 동굴에 들어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빠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두려워하는 마음이 꿈에서까지 렐리오를 괴롭히는 것이다. 자신의 불행을 마약을 통해 잠시 잊으려는 아빠의 안일한 행동이 어린 아들에게 더없는 상처를 주는 것이다.

세상 모든 외로움의 종착지, 엄마 아빠

마마 무치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생물 규조를 연구하며 남몰래 규조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는데, 모두 ‘엄마와 아빠’를 뜻하는 전 세계 많은 외국어들이다. 안네와 바바, 마미와 대디, 마무슈카와 바투슈카, 무와 바 등등. 이미 똑똑하고 훌륭한 어른이 된 마마 무치도 언제나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를 잃고 아빠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렐리오를 그래서 마마 무치는 절절히 이해하는 것이다. 부모는 언제까지나 아이들의 고향이고 햇살이고 오아시스인 것이다.

가정의 불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방식

렐리오의 친구 킴벌리의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이며 아빠는 집을 나가 다른 여자와 살고 있다. 그래서 부모님이 이혼하는 거라고 슬프게 우는 킴벌리를 친한 친구 카니는 위로하기는커녕 엄마를 버리라고 냉정하고 충고하고 돌아선다. 얇은 패널로 만들어 위태로운 아파트에 살고 있는 마릴린도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백설 공주 같이 예쁜 마릴린은 렐리오와 짧은 문답 놀이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좋은 친구다.

어린 친구를 위해 나설 줄 아는 강하고 용기 있는 어른

마마 무치의 집에 도둑이 들자 ‘물속에 잠긴 돌’ 같은 눈이 된 마마 무치가 렐리오에게 설명을 해 준다. 마약은 ‘크리스탈’이나 ‘얼음’처럼 반짝거리고 예쁘지만, 사람을 병들게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속이고 이상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고 말이다. 끊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아무도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이다. 그러나 마마 무치는 렐리오가 아빠를 도와 다시 건강하게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차근차근 알려 준다. 어쩌면 이웃, 어쩌면 선생님, 어쩌면 천사 같은 마마 무치는 어린 렐리오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렐리오의 행복을 위해 가장 그녀다운 방식으로 강하고 조용하게 아빠를 설득하고, 아빠가 치료를 받는 동안 렐리오를 따뜻하게 돌보아 주는 것이다.

아주 작은 살핌으로도 건강한 사회는 만들어진다

앞으로 착한 일을 할 걸 미리 알고 먼저 스마일 도장을 공책에 찍어 주시는 담임 조머 선생님을 렐리오는 이렇게 설명한다. “선생님은 나를 좋아한다. 내가 상상력이 풍부하고 또 힘든 일을 겪고 있어서다.” 긍정적이고 밝은 렐리오는 이렇게 사랑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다. 여기에 배려심 많고 용감한 맞은편 집의 마마 무치와 제자를 진심으로 아껴 주는 조머 선생님이 더해지면서 어떠한 역경도 이겨 낼 최강의 조합이 탄생했고, 누구도 감히 손댈 수 없던 마약 중독 가정도 다시 희망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길러 내는 데에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한다. 다치고 아프고 방황하면서 크는 게 아이라면, 그 아이를 건강하고 정의롭게 길러 내어 다음 역사 위에 올려 세우는 것은 어른의 일인 것이다. 소외되고 버려지는 아이가 없는지 늘 살피고 가장 적합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는 것이 어른으로서 제대로 살아가는 일인 것이다.

 

<줄거리>

맞은편 집에 한 아주머니가 새로 이사 왔다. 서로 상대방의 집이 들여다보이는 같은 4층에 사는 덕분에 랠리오는 마마 무치와 알고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랠리오의 아빠 군나르는 집을 자주 비운다. 냉장고는 텅 비어 있고 돈도 다 떨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물 규조를 연구하는 마마 무치가 군나르에게 일어난 일을 밝혀내는데…….

<등장인물 소개>

-렐리오: 상상력이 풍부하고 그것을 표현할 줄도 아는 작고 강한 아홉 살 소년.

-군나르: 렐리오의 아빠로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끝없이 방황하지만 언제나 아들을 사랑한다.

-마마 무치: 맞은편 집에 이사 온 지혜롭고 용감한 규조 연구 박사님.

-조머 선생님: 렐리오의 담임 선생님이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상상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기젤라 고모: 렐리오의 고모다. 렐리오와 아빠를 돌봐주며, 요새는 몸이 아픈 고모부를 간호하고 있다. 착한 사람은 죽어서 천국에 간다고 굳게 믿고 있다.

-마릴린: 렐리오의 단짝이다. 낡은 아파트에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킴벌리: 렐리오의 학교 친구다. 엄마의 알코올 중독과 아빠의 부재로 많이 힘들어한다.

-골다머 아주머니: 언제나 이웃을 감시하는 아주머니로, 나쁜 말 대마왕이다.

-게르트 아저씨: 아빠의 학창 시절 친구로 나쁜 일을 많이 벌인다.

지은이 프라우케 앙겔

1974년에 독일의 루르 지방에서 태어났다. 연극을 전공한 뒤 20년간 독일 무대에서 배우로 활동했다. 그 외에도 청소부, 판매원, 묘지 관리원, 용접공, 술집 종업원, 팬터마임 기타 연주자, 대필 작가 등 각종 직업을 두루 경험했다. 2012년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며,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다. 현재 가족과 함께 드레스덴에서 살고 있다.

그린이 야나 피샹

1979년에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포크트란트에 있는 조형 전문학교를 다녔다. 드레스덴에서 미디어 디자인 교육을 받은 후 음향, 비디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공부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광고 회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

옮긴이 이기숙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한 뒤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독일 인문사회과학서와 예술서와 소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으며, 제17회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율리아와 동네 기사단』, 『알렉산더: 큰일 날 뻔한 행운의 돼지』, 『공간적 전회』, 『아이를 행복으로 이끄는 네 가지』, 『나의 인생』, 『인간과 공간』,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등이 있다.

 

 

눈물 나도록 감동적이고 멋진 책. 아이들에게는 비슷한 상황에서 용기를 주고, 어른에게는 용기 있는 도움이 조금이라도 효과를 낸다는 걸 보여 준다.독일 잡지 『파밀린』

 

마마 무치는 주인공 소년에게 마약(술도 마약의 일종이다)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마약이 사람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길이 무엇인지 들려준다. 이를 위해 작가가 선택한 낱말들이 대단하다.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고, 솔직하다. 조금도 위선적이지 않다. 아동서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다.독일 RBB 라디오

 

중독 문제를 안고 있는 어느 심각한 가족 이야기를 아이의 시각에서 들려주는 재미있는 책. 2018년 독일-프랑스 청소년문학상 후보에 오른 건 당연하다.독일 어린이 월간지 『토니 티메스』

 

가장 인상적인 건 지은이가 주인공 소년의 입을 빌려 사용한 간결하고 소박한 말투다. 정말 주인공의 나이에 어울리는 언어다. 어른들의 의미심장하고 유식한 표현은 볼 수 없다.오스트리아 일간지 『비너 차이퉁』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 이야기를 통해 지은이는 흔히 닫힌 문 안쪽에서 벌어지는 아동의 가난이라는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오스트리아 방송 O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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