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을 막아라! 시간 여행

인류를 푸른 죽음으로 몰아간 콜레라,

그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자들 출동하다

전염병은 언제나 늘 인류와 함께했어요. 코로나19가 인류를 위협하기 이전에도 수많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결핵, 독감, 천연두, 페스트, 에이즈, 에볼라, 홍역, 한센병 등을 일으키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거든요. 아직도 많은 전염병이 현재 진행형이에요. ‘푸른 죽음’이라 불렸던 콜레라도 인류를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이었지만 지금은 예방과 치료가 모두 가능해요. 구두가 닳도록 뛰어다니며 콜레라가 유행한 지역을 조사하고,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을 지도 위에 점으로 표시해 콜레라의 원인을 밝혀낸 실존 인물인 존 스노 박사 덕분이지요.

이 책은 시간 여행자 강민이와 클라라가 콩콩이와 함께 존 스노 박사가 콜레라를 퇴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1854년 런던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어린이 과학 소설이에요. 속도감 있는 전개는 물론 귀여운 삽화를 곁들여 존 스노 박사의 활약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고 있지요. 어린이 독자가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용어와 좀 더 자세히 알려 주고 싶은 정보는 따로 코너를 마련해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자 했어요.

전염병학의 기틀을 마련한 존 스노 박사의

콜레라 감염 경로 연구를 토대로 한 어린이 과학 소설

강민이와 클라라는 학교에서 숨바꼭질을 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책에서 빛이 솟구치는 바람에 정신을 잃었어요. 정신을 차려 보니 런던에 와 있지 뭐예요. 놀라움도 잠시 강민이가 손목에 찬 전자시계가 삐빅삐빅 울리더니 주변이 시궁창과 똥오줌 냄새가 가득한 거리로 바뀌고 말았어요. 그곳에서 만난 낯선 신사가 말하기를 지금 여기는 1854년이고, 콜레라가 유행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 신사는 바로 1854년 런던 브로드 거리를 뒤덮은 무시무시한 전염병인 콜레라를 퇴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던 존 스노 박사였어요.

당시 많은 사람이 과학적 근거 없이 콜레라는 나쁜 공기 때문에 걸린다고 굳게 믿었어요. 더럽고 지저분한 곳에서 발생하는 나쁜 공기를 질병의 원인으로 보는 생각을 ‘미아스마 이론’이라고 해요. 존 스노 박사와 동시대에 살았던 의료계 인사들도 미아스마 이론을 신봉했어요. 영국의 의료 개혁을 이끈 나이팅게일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존 스노 박사는 이들과 달리 콜레라는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된다고 주장했어요. 그동안의 경험과 조사 자료에 따르면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거든요. 강민이, 클라라, 콩콩이는 존 스노 박사의 주장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를 찾기 위해 존 스노 박사와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났어요.

다 함께 힘을 합쳐 콜레라가 남긴 증거들을 샅샅이 찾아내다

존 스노 박사 일행이 맨 처음 도착한 곳은 1832년 킬링워스 탄광 마을이었어요. 존 스노 박사는 수습 의사이던 시절인 1832년에 이곳에서 콜레라에 걸린 수많은 광부를 치료했어요. 그때 광부들은 따로 쉴 곳이 없어 땅굴 안에서 식사를 하고 똥오줌을 누어야 했어요. 이런 비위생적인 환경은 존 스노 박사의 머릿속에 아주 오랫동안 남아 있었는데 시간 여행을 통해 비로소 새삼 떠올릴 수 있었어요.

그다음으로 일행이 발걸음을 옮긴 곳은 런던에 콜레라가 다시 나타난 시기인 1853년 런던 브로드 거리였어요. 이곳에서 존 스노 박사 일행은 힘을 합쳐 콜레라로 죽은 환자의 집을 찾아다니며 마실 물을 어디서 길어 오는지 조사했어요. 이를 통해 서더크 앤드 복스홀 수도 회사에서 공급하는 물을 마신 사람들이 콜레라에 많이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그 회사에서는 템스강 하류에서 하수관에 모이는 더러운 물을 공급했거든요. 당시 런던 사람들은 오물과 하수를 그대로 거리낌 없이 강에다 버리곤 했어요. 그러니까 템스강 하류에는 온갖 배설물과 쓰레기가 뒤섞여 있었던 거죠.

결정적 증거에 바짝 다가선 순간 예상치 못한 복병의 등장!

다시 돌아온 1854년 런던에서는 브로드 거리에 있는 한 펌프의 물을 마신 사람들이 콜레라에 많이 걸렸다는 걸 알아냈어요. 브로드 거리에 집이나 직장이 있어도 다른 펌프 물을 마시거나 물 대신 다른 음료를 마셨던 사람들은 콜레라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도요. 아무리 봐도 1854년 런던을 덮친 콜레라의 원인은 브로드 거리에 있는 펌프에서 퍼낸 오염된 물이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 브로드 거리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수재나 앨리 부인이 조카와 함께 콜레라에 걸려 죽었다는 사실을 접했어요.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난 거예요. 콜레라는 정말 오염된 물 때문에 걸리는 게 맞는 걸까요? 시간, 국적, 나이 그리고 종을 초월해 결성된 콜레라 탐정단이 과연 콜레라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1854년 런던으로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 봐요. “전염병을 막아라, 시간 여행!”

학교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숨바꼭질을 하던 강민이와 클라라. 앵무새 콩콩이가 떨어뜨린 책 때문에 갑자기 1854년 영국의 런던에 오게 되는데……. 시궁창과 똥오줌 냄새가 가득한 거리에서 강민이와 클라라는 콜레라를 막기 위해 구두가 닳도록 뛰는 존 스노 박사를 만나요. 과연 강민이와 클라라는 존 스노 박사를 도와 콜레라의 원인을 밝힐 수 있을까요?

특정 인구 집단에서 질병의 발생과 전파를 연구하는 학문을 역학 또는 전염병학이라고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질병의 전파를 사실에 기반한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존 스노’라는 의사입니다. 그는 이곳저곳에서 발생한 환자들을 발생 지역에 따라 그림으로 표시해 콜레라 전파의 의미를 이해하고 설명했습니다. 어쩌면 ‘빅데이터’ 처리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제가 의과대학 졸업반이었을 때 어느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25년 뒤의 의료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 질병 없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전염병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습니다. 25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 그것이 허황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에 쓰여 있는, 존 스노 박사, 강민, 클라라 그리고 콩콩이의 활약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전염병과 싸워서 이기기 위한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헤치고 콜레라를 극복했는지 알고 싶은, 그리고 현재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이해하고 싶은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 김세훈

글쓴이 김경민

한국교원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서문여자중학교에 근무 중입니다. 서울 중등 과학 실험교육 연구회인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의 연구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구해줘 카카오 프렌즈 과학 1·2』 『정리 끝! 교과서 과학 비교 사전』이 있으며 『Why? 아마존』을 감수했습니다.

그린이 박선하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만화와 캐릭터, 동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이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상상력을 선사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오늘도 즐겁게 그립니다. 그린 책으로는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착한 디자인 이야기』 『어린이를 위한 미래 과학, 빅데이터 이야기』 『지구가 보내는 위험한 신호, 아픈 바다 이야기』 『어린이가 알아야 할 가짜 뉴스와 미디어 리터러시』 『어린이를 위한 4차 산업혁명 직업 탐험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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