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어, 달바

얼음 궁전이 된 학교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

외로움을 딛고 일어서는 어린이를 위한 응원

그냥 인형이 아니라 내 친구야. 내 비밀 친구.’

비밀을 사랑하는 심순 작가의 따뜻한 신작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에 이어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 대상을 받으며 빛나는 역량과 기운을 선보인 심순 작가의 신작 동화다. 『어디에나 있어, 달바』는 과거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아 스스로 말하기를 거부했던 두호가 얼어 버린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로 인해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는 이야기다. 심순 작가는 신학기를 앞둔 어린이의 낯설고 복잡한 마음을 비밀 친구라는 특별한 존재를 통해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특유의 서정적인 감각으로 꽃샘추위가 이는 새봄의 풍경을 아름답게 펼쳐 낸 김기성 작가의 삽화는 간결하면서도 아련함이 깃든 이야기를 따뜻하게 감싸안는다.

신학기의 긴장을 녹여 줄 나만의

소중한 비밀 친구, 달바!

두호가 갓난아기 때 어디선가 툭 떨어졌다는 달바는 아무래도 어릴 적 아기 두호 손에 쥐인 딸랑이 인형인 듯하다. 달 같기도 하고, 바나나 같기도 해서 붙여진 이름 ‘달바’는 자세히 보면 여러 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 두호는 어떤 모습의 달바도 자신을 ‘달콤하게 바라보는’ 것만 같다. 달바는 두호의 마음속 말을 귀 기울여 들어 주는 유일한 친구다.

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서 다니는 학교는 처음이었던 두호는 발음은 서툴러도 한국말을 잘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의자’를 ‘이자’로 발음하는 두호를 놀리자, 두호는 점점 말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 두호 곁에는 늘 달바가 있었다. 둘은 같은 생각을 나누며 게임을 하기도 하고, 춤을 추며 놀기도 한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통하는 게 진정한 친구’라는 1학년 담임 선생님의 말처럼, 두호와 달바는 딱 그런 사이다. 그러나 2학년 새 학기 첫날, 갑자기 얼어붙은 학교처럼 둘 사이의 우정은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흘러간다. 두호가 새 친구들과 어울리게 될 때마다 달바는 질투하며 자꾸만 집에 가자고 조른다. 두호는 달바의 말에 대꾸해 주지만, 새로 사귄 친구들과의 시간이 즐거워질수록 달바의 말을 못 들은 척한다. 이에 잔뜩 삐친 달바는 아예 입을 닫아 버린다. 두호와 달바의 금 간 우정은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이별과 시작을 알리는 겨울의 끝 무렵,

마음에 쌓인 눈꽃을 털고

이제는 새봄을 향해 달려갈 차례

2학년 새 학기, 아이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을 경험한다. 친한 친구와 반이 갈라져 아쉬워하는 아이, 원하던 친구와 같은 반이 되어 기뻐하는 아이, 그리고 아무런 관계도 맺지 못해 학교 가는 시간이 유독 힘겨운 아이……. 『어디에나 있어, 달바』는 어색한 분위기만큼이나 찬 기운이 도는 신학기의 풍경을 얼음이 된 학교라는 특별한 공간을 통해 드러낸다. 갑자기 얼어 버린 학교를 앞에 둔 아이들과 선생님은 모두 당황하는데, 걱정스러운 어른과는 달리 아이들은 호기롭게 여러 방법을 제시한다. 결국 꽝꽝 언 학교를 녹이기 위해 소방대원까지 나서지만, 커다란 물줄기를 뿜는 물 호스도, 열을 내는 불꽃도 소용없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겁을 내거나 울기는커녕 재미난 구경이라도 난 듯 즐거워한다. 파란 불꽃을 보며 눈빛을 반짝이고, 떨어진 고드름을 주워 놀기도 한다. 어느덧 학교는 마치 놀이동산이라도 된 듯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해진다. 두호는 친구들과 이 모든 경험을 나눈다. 친구 관계가 어려웠던 두호에겐 더없이 행복한 순간일 텐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바로 조금씩 사라지는 달바의 존재다.

『어디에나 있어, 달바』는 새 학기라는 시간을 통해 만남과 헤어짐을 함께 겪는 아이의 마음을 유려하게 그려 낸 동화다. 두호는 ‘달바’를 통해 우정을 배우고, 먼저 다가와 준 친구들에게 마음을 건넬 용기를 얻는다. 심순 작가의 따뜻한 글과 김기성 작가의 아름다운 삽화가 만난 이 동화는, 장면마다 깊은 여운을 남기며 새로운 만남만큼이나 이별도 귀중하다는 걸 알려 준다. 보내야 할 때를 받아들이는 어린이는 앞으로 다가올 만남도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달바

새봄도 싫어 새 학기도 싫어

학교가 이상해

얼음을 녹여라

비밀 친구

신나는 놀이동산

몇 반이야?

눈꽃빙수는 맛있어!

얼음 궁전이여, 안녕히

달바, 사라지다

어디에나 있어, 달바

2학년 새 학기 첫날, 두호는 속으로만 말해도 다 알아듣는 비밀 친구 ‘달바’를 데리고 학교에 간다. 그런데 학교가 얼음 궁전처럼 꽝꽝 얼어 있다. 달바는 다시 집으로 가자고 조르지만, 두호는 얼음이 된 학교가 궁금해진다. 우연히 친구들이 두호에게 말을 걸게 되면서 두호는 달바를 두고 새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결국 달바는 두호에게 잔뜩 삐치게 되는데…….

글 심순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고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을 받았어요. 동화 『가벼운 인사』 『비밀의 무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1』 『행복한 먼지』를 썼고, 소설 『후예들』 『신의 한 수』 『무관심 연습』 등을 썼어요.

 

그림 김기성

편안한 일상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뮤직비디오와 인스타툰, 책 삽화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동화책 『별이와 지구별』 시리즈에 그림을 그렸고, 곧 후속 작품을 출간할 예정이에요.’

씨드북 저학년 동화 시리즈 〈꾸러기 나무〉 

초등 저학년을 위한 창작 동화 시리즈로, 어린이들이 긴 글 읽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간결하고 쉬운 문장과 흥미로운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의 도전과 용기를 응원하며 새싹 같은 마음을 성장시켜 주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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