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가 되자

  • 원제: 魔女ラグになれた夏
  • 지은이: 다테나이 아키코
  • 옮긴이: 박현미

무대 위 반짝이는 주인공이 아니어도 괜찮아.

마녀 라구처럼 나에게도 나만의 색이 있으니까

여름의 열기에 올림픽과 지역 축제의 열기가 더해져 더욱 무더운 여름, 여름 방학을 맞아 머리를 짧게 자른 미사키는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마녀 라구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자 잊고 싶었던 비밀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무대에서 빛을 받기보다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일이 더 익숙했던 미사키가 강인한 마녀 라구의 힘을 빌려 여태껏 한 번도 꺼내지 못한 말을 하러 지금 앞으로 나아간다.

네 살 터울이 공평하다고? 언제나 차별은 있는 법이지

무조건 사랑스러운 첫째, 막내라서 귀여운 셋째, 그러면 둘째는……? 네 살 터울로 모두 올림픽이 열린 해에 태어난 세 자매, 모범생 첫째 미츠키, 고집불통 둘째 도미 그리고 관찰력 대장 막내 미사키는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특히 아테네 올림픽이 열린 해에 태어난 도미는 어렸을 때부터 할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곤 했는데, 자기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몇 년째 미사키에게 자기를 아테네라고 부르라고 하는 엉뚱함까지 갖췄다. 4년 만에 찾아온 올림픽에 지역의 가장 큰 축제인 네부타 축제까지 겹쳐 여름의 열기가 더욱 뜨겁지만, 도미가 그동안 쌓아왔던 불만을 아빠에게 꺼내면서 집안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관찰력 좋은 미사키는 올여름 눈에 띄게 컨디션이 나빠진 아빠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도미의 모습을 알아차린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면 걱정하던 일이 진짜 일어나 버릴 것 같아 잠자코 있기로 한다. 집안에 일이 생기면 항상 막내인 자신에게 가장 마지막에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미사키는 쓸쓸한 기분이 든다.

 

오랫동안 숨겨 온 마녀 라구 열쇠고리에 얽힌 비밀은?

부모님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에서 고급 아이스크림을 몰래 챙긴 미사키가 향하는 곳은 바로 가나메의 집 정원. 가나메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미사키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기로 한 계약 덕분에 미사키는 가나메의 정원에 떳떳하게 드나든다. 누구보다 미사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 온 가나메는 더 이상 도미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오랜만에 마녀 라구 열쇠고리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방학 첫날 머리를 짧게 자른 미사키는 마녀 라구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녀 라구 열쇠고리에 얽힌 비밀이 머릿속에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사실 학교에서 늘 사나를 피해 다니는 이유도 이 열쇠고리 사건 때문이다. 벌써 5년이나 지났는데도 “마녀 라구네. 그거 줘”라는 말과 동시에 손에서 떨어지는 열쇠고리 그리고 찾아오는 잿빛의 축축한 감정까지, 잠이 오지 않는 밤 미사키의 머릿속에 자꾸 떠오른다. 그저 베개에 얼굴을 푹 파묻은 채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정말 괜찮은 걸까?

 

언제나 지켜보던 미사키가 새로운 색을 입은 마녀 라구가 되기까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확실하게 하라고.” 가나메의 굵직한 한마디가 언제나 한 걸음 뒤에서 망설이던 미사키의 마음을 툭 흔들었다. 마침내 미사키는 두려움을 이겨 내고 도미와 사나에게 다가가 마음속에 품어 왔던 말을 꺼내기로 한다. 방학 때마다 누리던 여름의 즐거움이 사라진 올여름, 미사키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어느새 키가 엄마만큼 훌쩍 컸고, 항상 다른 사람을 유심히 지켜보던 세심함이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등장할 무대가 있는 사람은 그곳에 서면 생기가 넘치고 반짝거린다며 무대의 주인공을 늘 부러워하던 미사키에게 마침내 새로운 색이 입혀졌다.

‘프뢰벨관 이야기 신인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다테나이 아키코의 신작 『마녀가 되자』는 자신을 다른 사람의 무대를 지켜보는 주변인으로 여기던 주인공 미사키가 누구보다 세심하게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자기만의 색을 띠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담아낸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두려움을 딛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1. 리듬과 밸런스
  2. 우리의 계약
  3. 위화감
  4. 마녀 라구와 사나
  5. 마녀 라구의 힘
  6. 인간이 가진 색깔
  7. 올림픽 개회
  8. 사라진 아테네
  9. 와카코 아줌마 이야기
  10. 우리의 영웅

지은이 다테나이 아키코

일본 아오모리현 출신으로, 아동문학 동인지 「모모타로」 동인입니다. 『오른손에 부엉이』로 제1회 프뢰벨관 이야기 신인문학상 대상을, 『여우의 시간』으로 제18회 창작 콩쿨 츠바사상 읽기물 부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옮긴이 박현미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한국해양연구소, 세종연구소 등에서 번역 연구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옮긴 책으로 『루이와 3A3 로봇』 『걱정 많이 걱정인 걱정 대장 호리』 『식빵을 버리려다』 등이 있습니다.

13쪽 “미츠키, 미안하지만 그것도 아닐걸. 첫째는 무조건 사랑스럽잖아. 그런데 둘째는 그렇지 않아. 셋째는 막내라며 다들 귀여워하지. 애정은 언제나 차별이 있는 법이야.”

 

29쪽 내가 갖고 온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가나메는 아무 말 없이 내 이야기를 듣는다. 이것을 우리는 ‘계약’이라고 불렀다.

 

41쪽 반성이라는 말의 울림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평소의 아테네답지 않다. 뾰족하게 내민 입으로 수박씨를 튕기면서 나는 위화감의 정체를 생각했다.

 

60쪽 거울 속의 나는 아주 조금은 에너지가 충전된 것처럼 보였다. 손바닥에 올려놓은 푸른색 캔은 반짝반짝 빛나서 특별한 느낌이 났다. 어쩌면 나는 마녀 라구의 힘 같은 것을 얻게 됐는지 모른다.

 

85쪽 집안에 무슨 일이 있을 때 막내인 내게는 언제나 맨 마지막에 전달된다. 요즘은 내가 다른 식구보다 늦게 알게 된다는 사실에 약간 쓸쓸한 기분이 든다.

 

99쪽 네부타 축제도, 불꽃놀이도 보지 않은 여름 방학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득 올림픽과 네부타 축제와 아무 상관없는 사나가 떠올랐다.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 왜냐하면 사나는 지금 이탈리아에 있으니까. 세상에 이런 천국과 지옥이 어디에 또 있을까.

 

106쪽 어째서 배낭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하지 않았을까. 입 밖으로 꺼내면 진짜 그렇게 될 거란 생각 따위는 하지 말고 정확하게 전달했어야 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러니 모든 건 내 탓이다.

 

124쪽 “사자처럼 무섭다는 것도 아주 좋아하는 거 맞지? 걱정되는 거잖아? 그럼 뭘 그렇게 조심스러워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확실하게 말해.”

 

146쪽 희한한 하루였다. 바로 옆에 있는데도 계속 보이지 않는 척했던 무거운 문을 연속해서 두 개나 열어 버린 그런 날이었다. 하나의 문은 물론 마녀 라구 열쇠고리 사건이다. 마녀 라구의 힘을 빌려서 그날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나는 무거운 문에 손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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