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지 않고

  • 지은이: 스테파니 드마스 포티에 글, 톰 오고마 그림
  • 옮긴이: 이정주 옮김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 ‘마주 보기’

‘노숙자·빈곤 문제’에 대한 어린이의 아주 솔직한 시선

 

“한 번의 미소, 한 번의 눈길, 아주 작은 행동이어도 괜찮아.

그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아.”

『돌아가지 않고』는 담담한 글과 여백을 활용한 시적인 그림으로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입니다. 길 위에 사는 가난한 이웃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 것인가, 불평등한 일상에서 우리가 취할 자세에 관하여 아이의 시선으로 고민과 답을 담았습니다.

‘나’는 등굣길에 아기를 안고서 길에 앉아 있는 여인 앞을 매일 지나갑니다. 그들은 왜 여기에 있는 걸까요? 이 상황이 불편하고 피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감정은 ‘슬픔’입니다. 아기를 따뜻한 데 눕혀 주고 싶고, 아기 엄마에게는 이리 와 따뜻한 커피를 마시라고 말하고 싶지요. ‘나’의 슬픔을 마주한 엄마는 위로의 말로 용기를 줍니다.

“모든 걸 혼자 감당할 순 없어. 작은 행동이어도 의미 있는 거야.”

‘나’는 방법을 찾은 뒤, 용기를 내 그들을 만나러 갑니다.

다른 길로 돌아가지 않고.

서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며 탄생한 이야기

남루한 행색에 갈 곳 없어 멍한 시선으로 거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본 적 있을 것입니다. 빈곤의 민낯을 마주한 그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불쌍하다거나 게으른 사람일 거라는 생각, 회피하고 싶다거나 나랑은 상관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나요? 그러나 빈곤 문제는 엄연히 ‘우리’가 속한 사회 문제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돌아가지 않고』는 도시 빈민을 보고 불편함과 슬픔을 느끼는 아이의 변화 과정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매일 같은 길로 학교에 가는 아이는 학교 바로 옆, 빵집 앞에 앉아 있는 아줌마와 그 품 안의 작은 아기를 마주칩니다. 그때마다 아이는 마음이 불편해 딴 데를 쳐다봅니다. 어디론가 숨고 싶어서 눈을 감아 버리기도 하지요. 속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수를 세면서요. 그러면 지금 여기에서 자신이 사라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한편으로 아이는 슬픔에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아기를 따뜻한 곳에 눕혀서 토닥토닥해 주고 싶고, 아기 엄마에게는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고 싶어요. 그러나 차마 그럴 용기는 없습니다. 여린 마음에 종종 소리 없이 우는 아이를 엄마는 꼭 안아 줍니다.

똑같은 길, 똑같은 불편함, 똑같은 슬픔.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해 무력해진 아이는 자신을 아주 작은 존재로 느낍니다. 그때 엄마의 한마디가 아이의 심경을 움직입니다.

 

우리가 다 책임질 수는 없어. 하지만 한 번의 미소, 한 번의 눈길, 아주 작은 행동이어도 괜찮아. 그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아.”

 

아이는 비로소 방법을 찾습니다. 이번에는 모자를 벗고, 고개를 똑바로 들어 늘 가던 길로 향합니다. 돌아가지 않고요. 과연 아이가 찾은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참 아이다운 접근 방식, 소중한 것을 이웃과 나누는 가슴 뭉클한 만남의 순간을 『돌아가지 않고』에서 확인해 보세요.

 

진한 여운의 글과 그림으로 만나는 ‘연대를 향한 첫걸음’

『돌아가지 않고』는 담담한 글과 여백을 활용한 시적인 그림으로 긴 여운을 남깁니다. 톰 오고마의 무해한 그림은 길거리에 사는 가족과 평범한 아이의 일상적인 만남, 그리고 공감과 연대의 과정을 훌륭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책 속 인물들에게는 눈, 코, 입, 표정이 없습니다. 간결하게 표현된 인물들과 배경은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 둠으로써 등장인물의 심정을 느끼고자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표정이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과 감정, 미묘한 심정 변화가 놀랍도록 세세히 전해집니다. 세 가지의 팬톤 컬러만을 사용하여 단순하게 표현한 색채 역시 무성 영화를 보는 듯한 잔잔한 울림이 있습니다.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연대를 향하여 첫걸음을 뗀 아이의 용기 있는 시작. 『돌아가지 않고』를 통해 우리가 모두 한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재인식하고,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돌아보자는 진심 가득한 메시지가 세상에 널리 전해지길 바랍니다.

“돌아가지 않고 마주하는 마음. 잔돈을 건네기보다 소중한 것을 나누는 마음. 그 마음을 우리가 일찍 품었다면 세계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빈곤 과정』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 왔는가』 등 저, 편자)

 

“빈곤을 외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책.”

-마리끌레르 앙팡

 

“이렇게 순수함과 감성이 결합된 그림책은 매우 드물다.”

-소피 반 데르 린덴, 아동 문학 평론가이자 시각 예술 교수

 

“깔끔한 텍스트뿐만 아니라 일러스트레이션의 단순함은 이 책에 독보적인 우아함과 섬세함을 선사한다.”

-아이샤 자리르, 「파리 몸므(부모를 위한 문화 잡지)」 부편집장

글 스테파니 드마스 포티에

1972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현대 문학 석사, 문헌 정보학 석사를 마친 뒤 청소년 문학의 비교 문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지금은 두 딸과 함께 파리에 살고 있으며, 아동 청소년 도서 사서로 일하면서 2017년부터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 톰 오고마

198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사와 고고학을 공부하다가 영상 제작에 흥미를 느낀 뒤 진로를 바꿔 고블랭 영상 학교에 입학, 애니메이션 연출과 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 제작과 에비앙 같은 여러 유명 상표 디자인을 하면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해 두세 가지 색깔만 최소한으로 쓰고, 사람은 눈, 코, 입 없이 자세로만 느낌을 표현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가 있습니다.

 

옮김 이정주

서울여자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방송과 출판 분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프랑스 책들을 직접 찾아 소개하기도 합니다. 옮긴 책으로 『똑똑, 우리는 매일 문을 엽니다』 『고슴도치 그녀들』 『내가 개였을 때』 『진짜 투명인간』 『내 작은 삶에 대한 커다란 소설』 『모자 도시』 『나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어요』 『토마토라고 놀리지 마!』 『블루베리 오믈렛』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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